<정동탑> 라면과 소주
[경향신문]|2006-04-18|30면 |45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 |1640자 먼저 눈에 보이는 색이 달라졌고, 입맛을 버렸으며, 결국 속이 상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서울 시내의 달라진 풍경은 빨간색 간판이 늘었다는 것이다. 홍등가와 정육점, 자장면 집 간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붉은색이 업종과 상관없이 거리 곳곳을 물들였다. 배설물로 영역 표시를 하는 야생동물처럼 또는 빨강 루즈를 잔뜩 바르고 행인의 눈길을 끌려는 매춘부를 연상시킨다. IMF와 빨간 간판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함정이 있다. 모두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눈길을 쉽게 흡입하는 빨간색이 동원됐으며 너나 없이 마케팅 마인드로 무장한 결과, 세상은 난전으로 변했다. 실제로 IMF..
칼럼/정동탑
2012. 2. 25. 0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