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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86

신뢰 프로세스, 이불 속 만세만 부를 건가 “러시아인들은 격언을 좋아한다. 당신은 배우 출신이니까 격언 몇 개쯤은 쉽게 외울 수 있지 않겠나.” 국제정치 무대에서 ‘신뢰’라는 단어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정치인은 로널드 레이건일 것이다. 냉전 말기 미국 작가 수잔 매시가 레이건에게 익힐 것을 권한 격언은 바로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레닌의 말이었다. 고르바초프가 1987년 중거리핵전력(INF) 감축협정 조인식장에서 “당신은 회담 때마다 이 말을 되풀이한다”고 푸념했을 정도였다. 레이건은 능청스럽게 “그 말을 좋아할 뿐”이라고 응수했다. 냉전 시절 미국의 소련보다 더욱 어려운 대화상대가 남한의 북한인지도 모른다. 한반도에너지기구(KEDO)에서 근무했던 미첼 리스 전 백악관 정책실장이 연전에 들려준 말은 신뢰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리스는 .. 2013. 5. 21.
아베 내각의 대북 ‘돌출외교’가 주목되는 이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자문역)의 방북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한 이지마 참여는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를 면담한 데 이어 엊그제 북한의 명목상 지도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이지마 참여와 김 상임위원장의 만남에는 북한 외무성의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 담당 대사가 배석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15일 참의원에서 “납치, 핵,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정상회담이 중요한 수단이라면 당연히 (이를) 생각해가며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사를 송두리째 부인하면서 일제가 주변국에 입힌 상처에 소금을 뿌려온 아베 내각이 피해 당사국의 .. 2013. 5. 18.
북한은 개성공단 되살릴 의지가 있는가 우리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남겨둔 완제품과 원·부자재의 반출을 위한 남북당국 간 실무회담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엊그제 우리 측의 회담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면서 “통신타발이나 물자반출 문제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본문제를 푸는 데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이 일방적 주장으로 (대화 제의를) 폄훼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남측 잔류인원 7명이 지난 3일 귀환한 이후 남북 간 어떠한 후속 논의도 없이 방치됐던 개성공단 문제의 해결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북측의 반응을 보면 정·경분리 원칙을 무시하고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여전히 군사,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보고 있음이 여실히 .. 2013. 5. 17.
한·미 정상회담 이후 정상회담 이후 한·미가 풀어야 할 과제 현재 시점에서 보건 역사적으로 보건 비상한 시점에 성사됐지만 비상하지 않은 결과를 내놓은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엊그제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고 비핵화와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을 향한 공동의 비전을 다짐했다. 미국의 방위공약을 확인하고 북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제안한 신뢰구축 프로세스를 통해 국제적 의무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그러나 동맹 60주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과 달리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의 의미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큰 아쉬움을 남겼다. 정전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한반도는 잠재적.. 2013. 5. 16.
박근혜·오바마 첫 정상회담이 남긴 것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늘 오전(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열렸다.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두 정상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거듭된 전쟁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의 상황을 평가하고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충실한 이행방안 등 양자 간 현안을 다뤘다.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해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번영의 핵심축으로 양국관계를 격상키로 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나갈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촉.. 2013. 5. 8.
정전협정 60주년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취임 뒤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올해 초부터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에서의 한·미 간 정책조율 문제와 한·미 관계의 질적인 격상을 비롯한 현안들이 다뤄진다. 2015년 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화로운 이행을 비롯한 경제통상 협력 증진, 한·미 원자력협정 등 양자 현안과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조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상호방위조약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내다보는 공동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불행히도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모두 심각한 안보적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과거사를.. 2013. 5. 7.
개성공단의 불씨를 살려 나가려면 마지막까지 남아 북측과 실무 협의를 벌여온 남측 관계자 7명이 어제 귀환함에 따라 꼬박 한 달 동안 지속됐던 개성공단 사태가 일단락됐다.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남측 잔류 인원들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과 추가 협의를 한 결과 지난 3월의 근로자 임금을 비롯한 미수금을 전달하고 남측으로 돌아왔다. 남측은 공단에 남아 있는 완제품 및 원·부자재의 반출을 요구했지만 결말을 짓지 못하고 전화를 통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04년 말 첫 제품을 생산한 이후 10년째 남북 경협을 이끌었던 개성공단이 당분간 무인지경으로 남게 됐다. 남북관계의 마중물로 명맥을 이어온 개성공단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이은 전쟁 위협과 한·미 양국군의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으로 군사적 긴장.. 2013.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