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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86

북한 포함한 ‘한반도 회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어제 북·미 당국 간 고위급 대화를 공개 제의했다.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중대담화의 형식을 빌려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및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핵없는 세계’를 포함해 여러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눌 것을 제의했다. 담화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임을 강조하면서도 자신들이 말하는 비핵화는 ‘북핵 폐기’만이 아니라 미국의 핵위협을 포함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관 각국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연장선상에서 대미 대화를 제의하고 나선 것이다. 이지마 이사오 일본 내각관방 참여(자문역)의 북한 방문까지 포함하면 일본과 중국, 한국에 .. 2013. 6. 17.
그럼에도 남북은 다시 만나야 한다 사상 처음으로 6시간 동안이나 수석대표(단장)의 격(格)을 따지다가 당국회담이 무산된 뒤 남북관계의 앞날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북측 단장의 격을 높이는 것이 새로운 남북관계라고 우기는 남과, 과거 관행을 벗어나지 못한 북이 함께 빚은 결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도록 티격태격이나 하는 남북관계의 현실에 아연할 뿐이다. 지금은 회담 무산의 책임을 서로 상대편에 미루는 데 급급할 때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와 김정은 체제의 첫 대화가 무산된 지난 며칠 동안의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깊은 성찰을 해야 마땅하다. 남에서는 실체가 모호했던 신뢰 프로세스의 정신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명제였다는 사실이 처음 공개된 셈이다. 절반의 진리일 뿐이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건, 내용이 형식을 지배하건.. 2013. 6. 13.
남이나, 북이나 참으로 못났다 [사설]당국회담 무산, 남이나 북이나 참 실망스럽다 오늘 열릴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끝내 무산됐다. 남북이 어제 남측 수석대표와 북측 단장의 지위를 놓고 판문점에서 수차례 명단을 수정제안하는 신경전 끝에 판을 깨고 만 것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이고 만 형국이 됐다. 남과 북이 서로 지키려 했던 것이 자존심이건, 명분이건 졸렬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를 겨레와 세계에 내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작은 것에서부터 조금씩 신뢰를 구축해 나가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는 작은 데 연연함으로써 갈 길을 잃었다.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면서 북한이 지난 6일 내놓은 전격적인 회담 제의 역시 빛이 바랬다. 북측 단장으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남측 수석대표로 류길재 통일부 .. 2013. 6. 12.
‘한반도 대화’ 물꼬조차 트지 않은 미·중 정상회담 남북이 내일 당국회담을 시작한다. 미·중 정상은 지난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넥타이를 풀고 이틀 동안 만났다. 지난달 초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말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중 새 정상 간에는 지난달 말 특사를 통한 간접대화가 있었다. 모처럼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들이 활발한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장기판에 비유하면 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가 결정적인 전환 국면에 돌입했다는 증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한반도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온 미·중 정상 간의 회담 결과는 한반도 거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공개된 내용만 놓고 본다면 미·중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목표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톰 .. 2013. 6. 11.
남북 장관급 회담 구동존이의 자세로 임해야 남북이 어제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12일 장관급 회담의 의제 및 장소, 대표단의 규모 등 기술적인 사안을 논의했다. 비교적 상호 협력하는 분위기였던 접촉과정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것은 북측이 제안한 6·15 공동선언 및 7·4 남북공동성명 발표를 기념하는 공동행사의 개최 여부 및 북측 단장의 직책 때문이었다는 말이 들린다. 정부는 통일부 장관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 간의 통·통 회담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은 새로운 남북관계의 첫 단추인 만큼 서로 이견보다는 공감대가 많은 의제부터 접근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가 절실하다. 체제 차이를 외면하고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 간의 관계로 본다면 통·통 회담이 원칙적으로 맞다. 이번 장.. 2013. 6. 10.
북의 파격적 대화제의,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게 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어제 북한의 당국 간 회담 제의를 받아 오는 12일 서울 장관급 회담 개최를 역제의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특별담화문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 및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을 놓고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 데 대해 긍정적인 회신을 보낸 것이다. 조평통은 민간을 통해 제의했던 개성 6·15 13주년 공동행사는 물론 7·4공동성명 발표 41돌도 당국의 참가하에 함께 기념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이 회담 장소와 일시를 남측 당국에 일임한 만큼 장관급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측은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를 비롯한 남북 간 통신선도 다시 연결할 용의를 밝혀 이르면 금명간 사전 접촉에 들어갈.. 2013. 6. 9.
탁심 광장 오토만 제국의 술탄 마무드 1세가 이스탄불 유럽지역의 개활지에 석수조를 만든 것은 1732년이었다. 벨그라드 숲에서 유입되는 물을 받아놓았다가 도시 곳곳에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아랍어로 배분이라는 뜻의 ‘탁심’을 지명으로 얻은 연유다. 여기에 개활지라는 뜻의 ‘메이단’을 합해 탁심 광장이 탄생했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3년 술탄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을 창건하면서 탁심 광장은 현대 터키의 상징이 됐다. 건국 5년 뒤 ‘공화국 기념탑’이 들어서면서 케말의 세속주의 유훈이 살아 숨쉬는 광장이 된 것이다. 물이 흐르다보니 길이 뚫렸고,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단골 시위 또는 충돌의 장소가 됐다. 1977년 36명의 좌파 시위대가 극우파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피살당하는 ‘학살’이 벌어졌다. 2000년.. 2013.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