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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86

시리아 사태가 보여준 한미동맹의 수준 [김진호의 한반도 칼럼]시리아와 한·미동맹의 현주소 전투에서 패한 장수는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책 없이 전선만 확대시킨 장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시리아 문제와 한반도 문제가 섞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의 친절한 한마디가 원인을 제공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8일 브루나이에서 만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에게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이 북한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서 미국의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1년 전 화학무기 레드라인(금지선)을 설정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지난 8월21일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뒤 시리아 공습에 나서려는 참이다. 김 장관은 묻지도 않은 ‘북한 화학무기’의 존재를 먼.. 2013. 9. 17.
액션플랜도, 로드맵도 없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김진호의 한반도 리서치]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어떻게’가 빠졌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핵심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그림이 나왔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이 발표한 주요 내용에는 로드맵과 액션플랜이 안 보였다. 회견이 끝난 뒤 내외신 기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새로운 게 하나도 없잖아.” “이게 뭐야.” “새로운 게 하나도 없잖아.” “대선공약에서 되레 후퇴만 한 것이 아닌가.” 지난 8월 21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주요 내용을 확정해 발표한 내외신 기자회견 뒤 적지않은 참석 기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신프(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고 해도 좋은 핵심 대선공약이자 .. 2013. 8. 28.
[김진호의 한반도 칼럼]‘상호존중’도 긴 프로세스로 풀어야 “어디를 그리 급하게 가십니까.”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인 리빙아트의 첫 제품생산 기념식이 있었던 2004년 말로 기억된다. 옥외 행사장에서 주동창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의 연설이 끝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기념사가 막 시작된 직후였다. 맨 앞 열에 앉아 있던 주 국장이 벌떡 일어나 행사장을 벗어났다. 기자의 잔혹성이랄까, 바로 그를 뒤쫓아갔다. 남측 대표단 400여명의 좌장격인 정 장관의 연설이 막 시작된 시점에 보란 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연유가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명확한 목적지가 없는 갈지자 행보였다. 두리번거리던 주 국장은 쫓아오는 남측 기자가 신경 쓰였던지 “위생소(화장실)가 어딘가…”라고 우물거린 뒤 시야에서 멀어졌다. 핵심 청중을 잃은 정 장관의 연설은 맥이 빠졌다. 당시 통일.. 2013. 8. 18.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막을 이유 없다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어려움이 쌓이고 있다. 지난 12일 당국회담이 무산된 뒤 남북 간 통로가 닫히면서 어떠한 실마리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는 엊그제 남북 당국을 상대로 기계설비 점검 인원들만이라도 다음달 3일 이전에 방북을 허용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지만 어떠한 반향도 얻지 못하고 있다. 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재개해달라는 호소도 파묻히고 있다. 남이나 북이나 기업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면서도 정작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중순 북한에 제의해놓은 실무회담이 유효하다면서 방북 허용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응답을 회피하고 있다. 겉으로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걱정하는 듯하지만 .. 2013. 6. 21.
브라질 '월드컵 성장통' “브라질은 월드컵 필요 없다” 월드컵 본선 19회 출전에 5회 우승. 축구 강국 브라질의 화려한 성적이다. 국가대표팀 선수를 ‘선택받은 사람(셀레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펠레, 호나우두, 카카 등 신(神)의 경지에 오른 선수들의 본향이기도 하다. 브라질 축구의 힘은 골목에서 나왔다. 지저분한 골목에서 공을 차고 놀던 아이들이 청년으로 성장해 세계를 평정해왔다. 축구와 축제는 브라질인들의 핏속에 흐르는 유전자일 것이다. 브라질이 전국적인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축구연맹의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가 진행중인 주요 도시 경기장 주변에 시위가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2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시위가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리아 등 대도시들에서 벌어져 수십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휩쓸고 있다. 내.. 2013. 6. 20.
장충동과 청와대 사이 구글 지도에 따르면 서울 장충동 족발집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도보와 지하철로 24분이 소요된다. 장충동~청와대 거리가 궁금해진 것은 장충동에 자택을 두고 있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이 지난 2월24일부터 5월24일까지 꼬박 석 달 동안 귀가하지 않고 근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다. 새벽이나 심야에 자동차를 이용하면 20분 안쪽으로 충분할 성싶다. 그는 청와대 인근 부대 장교막사에서 잠을 자고 식사는 거의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고 한다. 귀가하지 않고 장교숙소를 이용하는 것은 일선부대에 새로 전입온 장교들이 종종 선택하는 근무방식이다. 물론 석 달 동안 그가 매일 여퉈둔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김격식 조선인민군 4군단장(현 총참모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28기)은 2010.. 2013. 6. 18.
대성동·기정동 한반도 허리를 끊어놓은 비무장 지대 남북에는 민간인이 거주하는 마을이 각각 한 곳씩 있다. 대성동 마을과 기정동 마을로 더 잘 알려진 남측 자유의 마을과 북측 평화의 마을이다. 분단 이전에는 모두 경기도 장단군에 속했던 마을들이다. 행정구역상 파주시에 편입된 대성동 마을에는 현재 51가구 214명의 주민이 주로 벼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두 마을이 국민적 관심을 끌던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대성동 국민학교(초등학교) 옆에 48m 높이로 세운 태극기 게양대가 발단이 됐다. 얼마 뒤 기정동 마을에 더 높은 인공기 게양대가 설치됐다. 대성동 마을 게양대가 1982년 1월 99.8m로 높아지자 한 달 뒤 기정동에는 높이 165m의 게양대가 들어섰다. 경쟁의 끝이었다. 최전방 지근거리에서 근무하던.. 2013.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