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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 고조될수록 평화적 해법 고민해야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설절(2월16일) 이전은 물론 이르면 설 이전에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태세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 방사능 계측장비를 설치한 데 이어 어제는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 식별됐다고 한다. 지난주 북한 외무성·국방위원회·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한 뒤 실제로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강조하는 대로 핵실험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치적 결심만 남은 상태이다. 북한은 지난해 12·12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이번 핵실험에서 더티밤 수준의 조악한 핵무기가 아닌 정교한 핵무기 능력을 입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우.. 2013. 2. 2.
경호실 격상, 3공화국 청와대로 돌아가려는가 [사설]경호실 격상, 구시대의 청와대로 돌아가려는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주말 현재 차관급이 수장을 맡는 청와대 경호처를 장관급의 경호실로 승격시키는 청와대조직 추가 개편안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지난 21일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큰 정부 작은 청와대’를 지향한다고 중점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1주일도 안돼 현재의 2실(대통령실·정책실)을 3실(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로 확대개편했다. 이는 인수위가 애초 박근혜 당선인의 뜻과는 동떨어진 청와대 조직안을 무턱대고 홍보하는 데 급급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김영삼 정부 이후 15년 만에 경호실 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킴에 따라 권위주의 정권 시대의 청와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경호실 위상 승격은 단.. 2013. 1. 31.
아웅산 수치, '수 엄마(Mother Suu)'의 꿈 부처의 얼굴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남성적인 이미지가 많다. 버마 불상은 다르다. 가느다란 눈매의 이국적인 얼굴이 새겨진 한국 불상과 달리 버마 불상은 눈망울이 크다. 갸름한 윤곽의 소녀 얼굴이다. 연전에 방문한 양곤 시내 쉐다곤 파고다. 대리석 바닥을 맨발로 걷다가 각각 저마다의 불상 앞에서 두손을 모아 기원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들을 굽어보는 불상들은 어김없이 소녀의 얼굴이었다.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에서 볼 수 있는 버마 불상. 서양인들은 버마 불상을 소녀같다(girlish)하다고 표현한다. 1988년 모친의 병간호를 위해 일시 귀국했던 수치가 버마 민주화운동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단순히 그가 ‘장군의 딸’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에게 정치는 명문가의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다. 특정 지역민, 소수 기득권.. 2013. 1. 31.
[경향의 눈]북핵, 칼 포드의 제안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쁘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문제다(Fool me once, shame on you. Fool me twice, shame on me)’라는 미국 격언도 20여년 동안 반복돼온 북핵 위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몇 차례 실수로도 모자란 듯해서 하는 말이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 기상도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북핵 위기를 속고 속이는 게임으로 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유사한 궤적을 그리면서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데자뷔의 인상을 연거푸 주는 게 사실이다. 안보리는 북한의 2012년 12·12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면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087호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또는 핵실험 등의 추가도발을 할 경우 ‘중대조치’를 취할 것.. 2013. 1. 28.
[여적]체감정년 손창섭의 단편소설 ‘잉여인간’에서 비분강개파 채익준씨와 실의의 인간 천봉우씨는 중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치과의원 대합실에서 소일하는 것으로 하루를 메운다. 전쟁에서 살아남았지만 사회 어느 곳에서도 필요로 하지 않는 잉여인간의 전형적인 일상이다. 손창섭이 인용한 로맹 롤랑의 글귀대로 “사람이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자기의 정해진 길을 가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정해진 길’이 많은 경우 피곤한 여정이라는 점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직장생활 끝에 맞는 정년도 전후 잉여인간의 삶 못지않게 황량하다. 4050세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정년퇴직’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백지’ ‘백수’ ‘막막하다’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아침에 갈 곳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2013. 1. 25.
[사설]북한은 안보리 결의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엊그제 북한의 지난달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기존 대북 제재조치를 확대, 강화하는 결의안 208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1, 2차 핵실험 당시 채택했던 대북 제재 결의 1718 및 1874호에 더해 제재 대상을 더욱 확대하고 북한과의 금융거래에 대한 주의를 강화함으로써 포괄적인 제재의 길을 열어놓았다. 무기개발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수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유엔 회원국들로 하여금 대량살상무기 및 관련 부품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적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기준을 마련키로 하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북한의 대규모 현금 거래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동시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를 하거나.. 2013. 1. 24.
[사설]국가안보실, 통일 전략·비전의 두뇌 역할도 해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양대 축으로 운영하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어제 2실·9수석을 얼개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9수석 중에는 국정기획수석과 미래전략수석을 신설했다. 인수위는 대통령 비서실 조직의 간결화 및 대통령의 국정 아젠다 총역량 강화, 국가전략기능 강화 등을 3대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당선인의 구상대로 새 청와대 조직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국정목표들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국회 관계를 원만하게 끌고 가는 정무적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확인됐듯이 정치권의 극심한 분열 양상이 치유되지 않는 한 새 정부는 임기 내내 정파적 갈등으로 주요 국정 아젠다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 2013. 1. 23.
Security council resolution 2087 Security council resolution 2087 January 22, 2013 The Security Council, Recalling its previous relevant resolutions, including resolution 825 (1993), resolution 1540 (2004), resolution 1695 (2006), resolution 1718 (2006), resolution 1874 (2009), resolution 1887 (2009), as well as the statements of its President of 6 October 2006 (S/PRST/2006/41), 13 April 2009 (S/PRST/2009/7) and 16 April 2012 (.. 2013. 1. 23.
'동흡하다' [여적]헌법지킴이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자로 로버트 보크를 지명하자 전 미국이 들썩거렸다. 주요 신문 전면에 반대광고가 실리는가 하면 인준청문회를 맡을 상원에 집단 항의편지 쓰기, 거리시위,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 로비가 벌어졌다. 시대정신을 정면으로 역행해온 그의 판결 성향 때문이었다. 보크는 1960년대 민권운동의 유산으로 얻은 인종차별 금지를 애석해하고 주정부가 여성의 낙태를 금지할 수 없도록 한 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왔다.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인물에게 대법관직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반대의 명분이었다. 레이건이 보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자마자 '로버트 보크의 나라'라는 제목의 반대연설을 하고 있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 청문회에서.. 2013. 1. 22.
Obama 2nd Inaugural Address The White House Office of the Press Secretary For Immediate Release January 21, 2013 Inaugural Address by President Barack Obama United States Capitol 11:55 A.M. EST THE PRESIDENT: Vice President Biden, Mr. Chief Justice, members of the United States Congress, distinguished guests, and fellow citizens: Each time we gather to inaugurate a President we bear witness to the enduring strength of our .. 2013. 1. 22.
[사설]4대강 총체적 부실, 감사원 책임도 막중하다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 된 데에는 감사원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감사원의 4대강 감사는 권력의 부당한 혈세 지출을 견제하기는커녕 시종 권력의 눈치를 봤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의 책무를 버리고 정치적 저울질로 일관해온 혐의가 짙다. 감사원은 2011년 초 4대강 사업 1차 감사 결과 발표에서 공사비 5119억원의 낭비와 무리한 공기단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홍수예방과 가뭄극복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평가했다. 사업 타당성이나 환경, 문화재 파괴 등의 우려에 “별다른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면죄부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22조2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엉뚱한 곳에 집행되는 것을 방조한 셈이다. 발표 시기를 둘러싼 정치적 꼼수는 더 큰 비난을 받아.. 2013. 1. 21.
[사설]‘국민 안전’ 약속하고 원자력안전위 폐지하다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15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키로 한 것은 핵 안전은 물론, 핵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초적인 문제의식조차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원안위는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의 안전을 감독할 독립기구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2011년 10월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했다. 원자력 진흥과 분리해 독립적이고 강력한 원자력 안전을 다룰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오랜 권고를 받아들인 결과다. 원안위는 그 전까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비상설 자문기구에 머물렀다. 물론 원자력 르네상스를 외쳤던 이명박 정부에서 원안위가 제 기능을 다한 것은 아니었다. 원자력산업회의 출신 인사를 위원장에 임명하더니 이후 끊이지 않고 발.. 2013. 1. 18.
[여적]김정은과의 채팅 대중의 호기심이 적당한 출구를 찾지 못하면 엉뚱한 방식으로 분출된다. 호기심의 근원이 권위주의 국가 또는 그 지도자라면 접근할 방안은 더욱 묘연해진다. 대표적인 경우가 북한 관련 소식들이다. 2006년 9월25일자 경향신문을 비롯한 주요 한국 언론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5~6개 보유하고 있다”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연설 발언이 대서특필됐다. 같은해 10월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이었기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강 제1부상의 발언인 데다 미국 정보요원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칼린이 글로 소개한 것이었기에 신빙성은 더했다. 하지만 하루 뒤 100% 칼린이 지어낸 픽션이었음이 밝혀지면서 한국 언론은 오보를 사과하고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 2013. 1. 17.
[사설]‘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주도권 잡으려면 2013.1.7.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육성신년사를 시작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에 정중동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지 않고 있지만 신년 벽두부터 일고 있는 변화의 주제는 경제문제로 집중된다. 당장 이번주 중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미국 민간 방북팀이 평양을 찾는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독일 재계 관계자들은 북한이 올해 급진적인 경제개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과 김일성 탄생 100년을 맞은 지난해 초 한반도 안팎에서 군사적 긴장이 더해졌다면, 올해는 신년 벽두부터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결코 외면해서 안될 변화의 단서들이다. 리처.. 2013. 1. 10.
[사설]법원의 류창 인도거부 결정은 정당하다 2013.1.5. 법원이 야스쿠니 신사 방화 혐의로 일본 측의 송환 요청을 받아온 중국인 류창의 인도를 거부한 것은 법과 상식을 모두 충족시키는 결정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엊그제 류창의 방화 동기가 “정치적 대의에 대한 정치적 항의를 위해 행해진 것”이라고 규정하고 정치범의 경우 송환을 거부할 수 있는 한·일 범죄인인도조약 3조를 적용했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인식과 분노에 기인한 범행인 데다 범행대상인 야스쿠니 신사가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라 국가시설에 상응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나아가 “류창의 인식과 견해는 대한민국의 헌법 이념 및 유엔 등 국제기구, 대다수 문명국가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일제의 .. 2013. 1. 6.
[사설]‘안보예산’ 투명한 검증 시스템부터 갖춰야 2012.1.4 새해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이 소폭 감소한 것을 두고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인사들의 볼멘소리가 새 나오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안보예산을 깎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아쉬움을 털어놨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안보 경시 풍조를 한탄했고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안보 없이는 복지와 민생도 지켜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종전 60년이 되도록 전시작전통제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안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복지예산을 비롯해 다른 부문의 예산 수요가 있다고 해도 필요한 국방예산을 배정하는 데 결코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국방예산이 과연 투명하게 작성, 집행되는 것인지 검증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예산이 일부 깎였다고 불.. 2013. 1. 4.
[경향의 눈]루저 동맹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의 일이다. 유엔 장애인협약의 비준을 추진하던 상원의원들이 비준 표결을 하루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비준 전망이 밝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언을 끝낸 존 케리 의원(민주)이 존 매케인 의원(공화)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매케인은 느닷없이 “고맙습니다, 장관(Thank you, Mr. Secretary)”이라는 농을 던졌다. 케리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공식 내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얼굴이 상기된 케리는 그러나 곧바로 “고맙습니다, 대통령(Thank you, Mr. President)”이라고 응수했다. 존 케리(왼쪽)과 매케인 매케인(76)과 케리(69)는 모두 대선에 출사표를 냈다가 .. 2013. 1. 2.
[여적]여가의 정치학 ‘시간을 바꾸자, 삶을 바꾸자.’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2000년 초 주당 노동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이면서 내세운 구호다. 조스팽 정부는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현실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이상을 접목, 주 35시간 근무를 의무화한 ‘오브리법’을 제정했다. 프랑스 재계는 고용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들어 집요하게 반대했지만 노동시간 단축의 큰 흐름을 거스르진 못했다. 이후 우파 정부들이 연간 초과노동시간의 한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정을 가했지만 법의 골간은 유지한 까닭이다. 유럽연합 초대 집행위원장인 자크 들로르의 딸, 마르틴 오브리. 조스팽 정부에서 사회장관으로 35시간을 법제화한 오브리법을 만든주역이다. 1998년부터 2년간 벌어진 국가적인 토론과정에서.. 201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