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워싱턴리포트62

오바마가 꿈꾸는 교육 김진호 특파원 교육문제에 정답이 없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까지 고등학교 졸업률을 90%로 올리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재 75%에 머무르고 있다. 200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낙제학생방지법을 도입할 당시 수준이다. 2014년까지 학생들의 영어·수학 성적을 높이려는 이 법 역시 수술대에 오를 운명이다. 초등학교 4학년생의 영어읽기 성취율이 33%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미미해서다. 한국의 교육개혁 초점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책임론으로 쏠릴 때마다 한인 2세인 미셸 리 워싱턴시 교육감이 참고대상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곁가지로 취급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부분을 한국의 일각에서 확대해석한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선 지난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안 던컨 미 교육부장관이 밝힌 .. 2009. 5. 18.
한반도 통일? 무슨 통일?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봄이 되면 워싱턴 시내 한 구석에 ‘한국바람’이 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운 시작, 미·한동맹’ 2차보고서 발표회를 시발로 서울·워싱턴포럼 등이 이어졌다. 반복되는 레퍼토리다. 아주 가끔 영감을 주기도 하지만, 대개 고만고만한 한반도 전문가들이 어제는 이곳, 내일은 저곳에서 별 차이 없는 내용을 되풀이한다. 많은 경우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치러진다. 그나마 국내 신문사들이 기업체 돈을 당겨와 벌이는 무슨 포럼이니, 무슨 콘퍼런스니 하는 행사들은 줄었다. 주제도 어슷비슷하다. 북한핵 위기가 없었으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골 주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긴장감도 없는 이런 행사는 졸음 몰려오는 봄날 오후와 사촌이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 2009. 4. 26.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던진 메시지 북 로켓발상의 교훈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강 건너 불과 발등의 불은 다르다. 하물며 태평양을 사이에 두었으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어수선해지던 지난 2월부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잇달아 ‘사고’를 쳤다. 지난 2월 방한 길 기내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의 후계구도를 거론했다. 북한과 외교를 하겠다면서 대북발언의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다. 최근엔 북한이 로켓발사를 강행하면 “식량과 에너지 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 워싱턴 외교가를 의아하게 했다. 애시당초 경고가 못됐다. 2·13합의에 따른 대북중유지원분(20만t)은 전달이 완료됐으며, 식량은 북한이 지난 3월 거부로 중단됐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북 식량전달과 같은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문제와 무관하다.. 2009. 4. 5.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입증한 진실 김진호 특파원 북한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 채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북한이 은하2호 추진체 위에 올려놓을 것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이건,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이건 세계의 주목을 받는 데는 이미 성공했다. 미국의 첨단 군사위성이 준비현황을 생중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에 대해 "발사 중지"를 합창하는 한편으로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활발하게 협의를 주도하는지, 따라가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국 역시 협의 테이블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발 경제위기와 북한발 안보위협에 이중으로 시달리는 꼴이다. 그러는 동안 정작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물론 북한.. 2009. 3. 16.
한국과 미국 정보기관 수장의 인식차이 한·미 ‘안보 위협’ 인식차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남극의 줄어드는 빙산이 국제 안보의 위협이 될 수 있을까. 토건사업만이 경제위기 탈출의 비상구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동아시아의 한 분단국 위정자들에게는 이 말이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007년 11월 내놓은 ‘결과의 시대, 기후변화가 대외정책 및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이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이렇게 답한 사람들은 환경운동가들이 아니다. 제임스 울시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존 포데스타 버락 오바마 정권인수위 공동의장,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내정자 등 저명 안보전문가들이 이 작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쓰나미 등으로 피해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역 .. 2009. 2. 22.
사람이 무너지면 국가가 흔들린다 오바마의 "일자리 보호" [경향신문]|2009-02-02|30면 |45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 |1502자 오바마의 “일자리 보호” [경향신문]|2009-02-02|30면 |45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 |1502자 자금시장이 말라붙고 기업들이 줄도산을 한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풀어도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아무도 모른다. 거시경제의 흐름 속에 먼저 차이는 건 서민들이다.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패한 세계화의 잿빛 풍경이다. 일자리 만들기가 지상과제가 된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기충격을 주듯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자리 개수만 늘리겠다는 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창출 또는 보호하.. 2009. 2. 1.
막오른 '검은 루스벨트'의 드라마 김진호 특파원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와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지만 경제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었다. 취임 첫 해인 1933년 기세좋게 밀어붙인 뉴딜 정책의 성과는 아직까지 경제학자들 간에 논란이 최종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첫 번째 임기가 끝나갈 무렵 실업률은 다시 대공황 초기 수준으로 올라갔다. 뉴딜이 처음부터 성공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 경제회복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구현됐다. 시장근본주의자들의 지적이 아니다. 리버럴한 성향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마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가 지난해 가을 월스트리트에서 시작해 세계경제를 암울한 터널 속으로 집어넣은 금융위기 과정에서 되살아난 이유는 분명히 있다. 국민에게 희망.. 2009.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