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부는 4월의 복고풍
김진호 논설위원 백두산 곳곳에 독립군들의 피맺힌 조국 광복의 염원이 새겨져 있었다. 연전에 북측을 통해 처음 밟은 백두산과 삼지연, 보천보, 대홍단군에는 풍찬노숙하던 항일 빨치산의 웅혼한 기상이 숨쉬고 있었다. 전사 한명 한명이 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로 새겨놓은 ‘내 고향 떠나올 때/옷자락에 매달리며/꼭 왜놈 치고 돌아오라던/귀여운 누이동생 부탁/잊지 말자’는 식의 구호가 복원돼 있었다. ‘우리는/이천만 인민을 불러 일으켜/우리 힘으로/나라를 독립해야 한다’는 자주독립 의지도 담겨 있었다. 북측이 빗물에 씻겨간 먹물을 화학적으로 되살려 유리관 속에 전시해 놓은 구호목들이다. 수십 성상 동안 켜켜이 쌓였을 항일투쟁의 흔적들을 온통 김일성·김정숙·김정일 등 백두산 삼성장군의 업적으로 갈무리한 것은 균형을 잃..
칼럼/경향의 눈
2012. 4. 16. 23:00